지난 6월 11일에서 12일까지 교보에서 주최하고 풀빛문화연대에서 주관하는 방배노인종합복지관 독거 어르신과 함께 하는 춘천여행을 가족과 다녀왔습니다.
난생 처음 해보는 자원봉사인지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가운데 집결지로 출발하였습니다.
20여가족 100여명과 처음 만나는 자리는 예상대로 많이 낯설었습니다. 단순한 가족여행이 아닌 자원봉사이기에 아이들 앞에서 솔선수범해야 된다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나서려 했지만 첫인사조차도 제겐 쉽지 않았습니다.
소개받은 백남조할머니와 겨우 인사를 마칠 무렵, 바로 옆에서 할아버님을 소개받던 한 가족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아버님!!"하고 외치시며 처음 뵙는 할아버님을 어찌나 반갑고 뜨겁게 포옹하시던지....
서먹한 분위기를 깨고 서로의 마음의 문을 여는 모습을 보며 '아~ 나눔이란건 저런거구나....자발적으로 댓가를 바라지 않고 타인과 나누려는 따뜻한 마음....'
그 가족을 바라보며 나눔의 참의미를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전체인원점검후 춘천으로 이동하는 버스에서 서로 간단한 인사말을 나누고 나눠주신 따뜻한 떡과  음료수를 받아들었습니다. 엄마도 없이 씩씩하게 혼자 봉사온 우리 조의 원석이가 갑작기 자기 떡의 반을 "뚝" 자르더니 할머니께 먼저 드리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요....
이 아이의 마음에는 벌써 여러 번의 자원봉사로 인한 배려와 사랑이 자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훈훈한 마음으로 춘천에 도착하여 춘천의 명물 닭갈비를 맛있게 먹고, 불후의 명곡 "소양강처녀"의 발원지 소양강댐을 지나 시원스럽게  소양호를 가로질러 청평사로 향하였습니다.
5월의 강한 태양은 잠시 우리를 지치게 하였으나,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청평사길을 걸으며 계곡에서 잠시 지친 발도 씻고 소중한 추억도 만들었습니다.
저녁식사 후 재미있는 윷놀이로 가족놀이를 하였는데요, 게임에 진 조의 아이들이 무대에 나와서 노래를 하였는데 지칠줄 모르는 가창력을 손보인 꼬마들의 재롱으로 모두들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중간중간에 찍어주신 즉석사진으로 어른신께 드릴 자서전을 만드는 시간에는 모두들 어떻게 하면  특별하게 만들 수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집에서 가져온 색종이며 여러가지 도구를 사용하여 멋지게 완성했습니다.
즐거운 하루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서도  아이들은 힘들지도 않은지 퍼즐놀이도 하며 저녁에 냇가에서 잡은 개구리도 관찰하더라구요...지치지 않은 아이들의 저 엄청난 힘은...아마도 즐거운 마음에서 나온 자원봉사이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샘솟는것이 아닐까 합니다.
다음 날, 가족별 아침식사를 하고 이번 행사의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인 "마음찜 나눔찜"시간에는 알카리수로 유명한 온천으로 가서 저희 모두는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었습니다.
묵은 때도 밀어 드리고, 40대의 저보다 더 고우신 할머니의 살결도 느껴가면서 오래전에 작고하신 친정어머님을 떠올렸습니다. 자식들 키우느라 고생만 하시다 가셨는데요...친정어머님이시라 생각하고 열심히 닦아드렸습니다.
목욕이 끝난 후, 백남조할머니께서 탈의실 구석으로 저를 살짝 데려가시더니 제 손에 박카스 한 병을 꼭 쥐어주시는데...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아직 제대로 해드린것도 없는데 말이죠.....
가뿐해진 모습으로 할머니와 떨어질세라 손을 꼭 잡고 잣나무길을 산책하던 우리 큰 딸과 할머니의 모습이 지금도 잔상으로 남습니다...그 어떤 풍경화도 이 보다 멋질 수 없으니까요...
맛있는 막국수도 먹고 우리 조가 특별히 준비한 예쁜 부채와 함께 아이들의 편지와 정성이 듬뿍 담긴 자서전을 할머니께 드리며 다음에 만날 날을 기약했습니다..할머니께서는 눈가가 촉촉히 젖어드시면서 내내 아쉬워 하셨습니다.
할머니께 함께 찍은 사진을 보내드릴 주소와 연락처를 받아드는데 할머니와의 헤어짐에 아이가 많이 힘들어 하더군요..비록 1박2일 짧은 기간이었지만 가족의 정을 느끼기에 충분했으니까요..
집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벌써부터 할머니가 보고싶다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나눔과 사랑을 통해 가족의 가치와 행복을 재발견하였습니다..
이런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준 교보생명과 풀빛문화연대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다른 행사로도 바쁘신 와중에 함께 해주신 국장님....잣나무길에서 들려주신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지금 하시는 일과 이름이 잘 어울리시는 유영초대표님...저희 큰 딸 서현이 첫 신문취재에 흔쾌히 응해 주시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인터뷰가 미숙한 점이 많았죠?
 
행사 내내 차분한 진행과 조크로 저희를 즐겁게 해주신 자칭 말근육 천기원 선생님...다음 캠프때도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아직도 앳된 소녀같은 국문학도 이다영 선생님...편안한 웃음의 소유자 이상우 선생님...
 
모두 모두 감사드립니다....
 
다음 기회에도 또 다른 가족자원봉사로 우리가족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