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동생가족과 함께 참가했습니다. 동생이 신청해주어서 처음에는 무슨 활동인지 자세히 알지 못하고 참가했습니다. 동생가족이나 우리나 모두 아빠없이 엄마와 자녀두명과 함께 참가했습니다.
  처음 시작한 곳인 헌인릉 재실부터 느낌이 좋았습니다. 아이들은 그렇지 않았겠지만요^^ 늘 둘러만 보다가 재실에 직접 들어와 대청마루에서 사람들을 만나니 제가 직접 제사를 준비하는 사람이 된 느낌이더라고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힘겹게 참가했다는 것을 가족소개를 들으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봉사활동을 하기 전에 흙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으니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일에 대해서 평생 열심히 연구하신 흙 박사님을 보니 존경스러웠습니다. 가족 단위 참가라 어른들은 진지하게 들었지만, 아이들은 몸이 배배 꼬인 것이 좀 안타까웠습니다. 순전히 봉사활동만 할 거라 생각했는데 왜 흙살리기 활동을 하는지, 건강한 숲의 흙은 어떤 모습인지 살펴보는 활동도 하고, 숲속 놀이도 하면서 아이들의 흥미를 돋우는 등 다양한 활동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숲과 흙에 대한 이해가 있었지만, 흙살리기 활동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나무 뿌리는 가지 맨 끝 잎의 위치까지 뻗어 있고, 우리는 그 밑의 땅을 둥글게 파서 흙의 산성화를 막아주는 비료를 넣고 다시 덮었습니다. 땅은 한뼘정도 깊이로 파야 하지만 아빠 없이 온 우리와 동생네 가족은 그렇게 깊이 팔만한 힘이 없어서 다소 얕게 파기는 했습니다. 아직 초딩이지만 아들 녀석둘은 남자라고 힘쓰는 일을 몹시 즐거워했습니다. 동생과 저는 힘들어 헥헥 거리는 중에도 애들은 힘이 펄펄 나는 듯합니다. 기운이 빠져 의자에 걸쳐 앉아 쉬고 있는데도, 애들은 서로 잡아라 도망간다 하며 산으로 수도로 뛰어다니며 신나했습니다. 그러다가 큰 애가 벌레 붙으라고 붙여놓은 찐드기 테이프에 손이 붙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꽤 여러 그루의 나무에 약을 주어 뿌듯합니다.
  우리는 하루의 시간과 약간의 노동만 했는데, 맛있는 점심, 숲과 흙에 대한 교육, 숲에서 치유할 수 있는 여유와 맑은 공기를 제공해준 교보 다솜이 봉사활동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 애들은 엄마한테 혼나서 잠깐 기분 상하기도 했지만, 저도 아이들도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