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내린 비가 아침이면 말끔하게 개이길 기대했지만
그 기대를 저버리고 줄기차게 내리는 빗줄기를 그대로 맞이하기로 했다
주안에서 용산까지 그리고 이촌역까지 가는 험난한(급행과 중앙선은 자주 오지 않은 관계로) 노선과 더불어 약도를 잘못 읽고 중앙박물관으로 들어가 헤매이다 물어물어 샛길로 가는 길은 급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운치있어 좋았다.
 
겨우 도착했을때에는 벌써 도착하신 분들께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빗소리를 들으며 야외에서 듣는 강연은 또다른 운치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빗소리, 바람소리, 새소리와 함께 자연을 공부하는게 얼마나 쏙쏙 들어오는지....
 
만나는 분은 과연 어떤 분일까 궁금했었는데 생각외에 나이가 나와 같은 또래였다.
딸아이가 "엄마, 뭐라고 불러야 해 오빠? 아저씨?" 그래서 같이 웃었다.
 
점심을 먹고 산책삼아 박물관에 가는데 우산은 하나... 비옷입은 딸아이와 정우씨는 마냥
신난듯 팔장을 끼고 앞서 간다. 뒤에서 찍은 사진은 꼭 연인같다. ^^
박물관이 영어로 뭐에요? 하고 딸아이가 물었을때 끝내주는 발음으로 대답해줘서 아이들이랑 우와....하고 놀라워하며 박물관에서 이것저것 참 많이도 돌아보았다.
 
같이 손수건을 만들고, 화분을 만들고 방향제를 만들고... 짧은 시간에 참 많은것도 했다는걸
돌아오면서 새삼 느꼈다.
그 시간들이 아무런 준비없이는 이루어질수 없는것이기에 자리를 마련해주신 손길에 감사한다.
 
정우씨~
묻는 말에 "네" 를 씩씩하게 말해주고 사진찍을때 웃어주세요 했을때 억지웃음 티나게 보여줬던 그 모습... 그리고 빗속을 우산없이 비옷만 입고 다니면서 즐거워했던 진짜 웃음...
너무 기억나고 재미있었어요... 화분에 물 잘 주고 예쁘게 키워서 분갈이해서 우리 가족에게도
선물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계피향을 좋아하고 혈액형은 나와 같은 A형,  빨강색을 좋아하는 정우씨...  늘 환하게 웃는 그 모습 잃지 마시고 행복하길 기도할께요
 
돌아오는 전철안에서 내내 꾸벅꾸벅 졸고 있는 지은,지원아  싫다는 소리 안하고 늘 같이해줘서 고맙단다.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