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 공원의 봄꽃들은 너무도 예뻤습니다. 전날 흐리고 비가 와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다음 날 아침 맑고 화창한 햇살이 생애 첫 봉사의 설렘을 한껏 부추겨 주었습니다.
오늘이 우리 중학생 큰아들의 생애 첫 중학 시험날임에도 불구하고
일 년에 한 번만 시켜 주신다는(?) 엄포에 시험이 중요하냐 인생의 나눔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짐을 싸 선유도 공원으로 나섰습니다. 아이들도 학원 때문에 제대로 된 봄을 느껴 볼 새 없이 2010년 4월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바로 이때 말입니다.
 
김현자 할머님,
82세라시는데 너무도 고우시고
하루 2시간씩 산책을 하신다더니 너무도 정정하신 분이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은 노래교실과 교회 나가는 일을 빠뜨리지 않고 하신다는, 몸도 정신도 건강한 분이셨습니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저희 아이들은 자기 친할머니라도 되는 양 할머니께 살갑게 굴었고
저희 부부도 할머니의 인생 역정(?)을 듣는 일이 흥미로웠습니다.
 
매화인지 벚꽃인지 헷갈려 하는 저희에게
복숭화꽃이라는 가르침도 주시고, 역시 어른과 함께하면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액자와 사진 만들기 체험은 더 좋았습니다.
서툰 톱질에 서툰 액자 꾸미기를 열심히 하는 동안
할머니는 그런 저희를 지그시 내려다보셨습니다.
기특한 녀석들.... 하는 눈빛으로 말입니다.
 
꽃도 붙여 드리고, 편지도 써 드리고, 삼행시도 지어 드리고...
"저희 잊지 마세요~" 하는 아이들의 아쉬운 글도 남겨 드리고..
예쁘게 단장해서 앨범을 건네드리자 그리 기뼈하실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헤어질 때는 저희 아이들에게 살며시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주시며
"둘이 나눠 가져라~"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안 된다고 말렸으나 소용이 없으셨습니다.
할머님 마음이 그러고 싶으셨나 봅니다.
그래서 감사히 받았습니다.
 
아이들은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휠체어를 탄 할머니 한 분이 껌을 팔며 돌아다니시자 할머니께 받은 돈으로 껌을 사드리는 일로 다시 받은 것을 베푸는 일을 실천하기도 하였습니다. 순전히 자발적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더 기뻤던 일은  바로 다음 날 아침 받은 한 통의 전화 때문이었습니다.
전화를 걸어 주신 분은 바로 그 김현자 할머님이셨습니다.
어제 너무 즐거웠다고. 고마웠다고.....
눈시울이 핑 도는 순간이었습니다.
 
아, 나눔이란 이런 거구나. 하는 걸 마음으로 느끼게 해 준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기회 주신 다솜이 가족 자원 봉사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사진은 추후에 다시 올리겠습니다. 기쁜 마음을 간직하려고...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