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장애인 친구와 함께 하는 마음 가족 여행기-바람길을 따라“는 우리집 큰 아들을 위해서 신청을 하였다. 우리집 큰 아들인 동윤이는 중2 인데 아직도 주위가 산만하여 항상 걱정이다. 이러한 큰 아이 때문에 동윤엄마, 동우, 가족 모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그리고 바쁘다는 핑계로 항상 가족과 못한 시간의 미안함도 있어 신청을 하였다. 서울로 출장은 가던 중 핸드폰 메시지로 선정이 되었다는 메시지를 들었을 때 너무 기쁘기도 하였으나 내심으로는 큰 아이 때문에 걱정도 많았다. 또 자원봉사 안하겠다고 때를 쓰면 어떻게 하나..... 작은 아들은 어떻게 설득하나 등으로....

주위가 산만한 큰 아들, 형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짜증을 자주 내고, 편식을 하는 작은 아들, 이러한 아이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아이들 엄마, 그리고 봉사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초보 나, 모두는 19일 아침 일찍 평택 집을 나서 광화문의 교보생명 본사로 향하였다.

큰아들에게는 봉사라고 하면 안 간다고 때를 쓸 것 같아 가족여행 간다고 말하고, 눈치가 100단인 둘째아들 동우는 내가 왜! 가야 하는지 광화문 도착하는 시간까지 꼬치꼬치 묻는다. 이러한 우리아이들과 장애인 친구들이 어떻게 잘 어울릴 수 있을까? 다운복지관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머리속이 복잡한데 ......! 동윤 엄마는 주말에 아이들과 씨름 안하고 식사를 준비 안하는 것만으로도 좋아 발걸음이 가볍다.



우리가 만날 다운 복지관 친구는 김선민, 나이 18세,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이, 우리집 아이들 보다 나이가 많다. 많은 걱정을 하고 만난 친구는 아주 착한 친구였다. 나이를 물으면 열려덞보다 에이틴(eighteen) 한국말보다 영어를 잘하는 선민이를 가루매 마을로 오는 버스에서 둘째 아들 옆자리에 앉혔는데 벌써 둘째아들의 입이 앞으로 틔어 나왔다. 조금 있으니 오히려 선민이가 동우의 머리를 만지고, 몸을 기대고 하는데 동우는 그것을 낮 설어 한다. 어른들이면 내면으로 싫어도 외면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동할 텐데....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자리를 다시 바꾸기도 그렇고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기로 하였다. 한편 큰 아들은 모른 체하고 핸드폰의 노래 소리만 듣고 있다.

 

길이 막혀서 가루매 마을에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늦게 도착하였다. 가루매 마을은 외부인들이 많이 찾을 만큼 아늑하고 예쁜 마을이었다. 이곳에서 선민이와 첫 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하는 선민이를 볼 때 마다 동우엄마와 나는 눈물이 나는 것 참느라 많이 대화도 하지 못하였다. 우리가족은 식사 내내 모두가 말이 없다. 원래 부부 모두가 갱상도이고, 아이들도 모두 남자라 식사 내내 말이 없다. 그리고 우리집 아이들은 원래 말이 적고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 늦어서 더욱더 그렇다. 재잘거리는 여자아이라고 있었으면 좋을 텐데......

다행이 시간이 지나면서 선민이와 동우가 가까워지기 시작하였다. 서로 몸을 부대끼고 씨름하고 장난치고 한다. 이러한 아이들과 다운복지관 아이들을 보면 많은 생각을 하는 중에 주의력이 산만한 큰 아들이 없어진 것도 모르고 있었다. 큰 아들의 마음을 알 수가 없다. 다행히 인솔선생님의 도움으로 동윤이도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하였다.

동우와 선민이는 이튿날 산책을 제외하고는 자주 붙어 다니고 형! 동생! 하면서 장난치고, 뒹굴고, 게임도하고, 감자전도 같이 부쳐 먹고 잘 어울렸다.

둘째 날 점심식사를 하고 나도 테라스에 있는 선민이게 다가가 대화를 많이 하였다. 선민이는 가방 속에 가지고 있는 보물을 하나씩 보여주기 시작하였다. 선민의 가방 속에는 마리오 칩이 닌텐도, 소형 라디오(오디오/비디오), 장난감 뱀 등 보물이 많다. 닌텐도와 마리오칩은 동우에게 보여주고, 나에게는 음악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가족사진 속의 아빠, 엄마, 동생, 사촌들을 소개하고 자랑도 하였다. 그리고 1년 전까지만 하여도 미국에서 생활하였다고 하였다. 유럽여행과 일본여행 사진과 친한 일본아저씨와 자랑도 하였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선민이가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너무 많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오히려 우리가족이 장애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였다. 더 가까이 가야겠다고 생각하니 벌써 해어질 시간이 되었다.

 

우리가족 모두가 더 많이 못 놀아주고 아쉬움이 계속 남는구나! 선민아 미안해! 아니 고마워!

 

1박 2일의 자원봉사는 봉사가 아니라 우리가족에게는 여행이었고, 가족의 소중함과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우리집 아이들 때문에 동윤엄마나 나 모두가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봉사이후에는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자원봉사 후 우리집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그리고 선민이를 비롯한 다운복지관 아이들을 사랑하게 되었다. 사랑과 함께 가족들이 조금씩 변화기 시작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봉사 참 잘 선택한 것 같다.

사랑을 하면 마음과 눈이 부드러워지고,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게 되고 유연해진다는 말이 생각난다. 이런 아주 작은 느낌과 행복이 오늘을 더 활기차게 살아가도록 우리 모두 사랑합시다.

교보생명, 풀빛문화연대 그리고 다운복지관 관계자 여러분 너무 감사합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웃음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