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랬습니다. 차를 가지고 어딘가를 가기엔 겁도 나고 자신도 없어 고2인 아들에게 봉사시간 채우러 가자며 내심 가족여행을 기대하며 신청했습니다. 출발하는 날 아침에도 작은 딸아이랑 언성 높여가며 한바탕 싸우고 말도 안하며 차에 올라 각자 한자씩 앉아 교보본사로 갔습니다. 누가 키워준다면 돈을 얹어 주고 싶은 마음이 들만큼 아이들이 힘들고 제겐 버거웠으니까요? 
요즘 아이들은 자기 문화에 빠져 부모는 소통이 안되는 꽉 막힌 라디오 같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나봐요 일방적으로 노래를 틀어주고 사연만 읽어줄뿐이지 들어주고 그에 대한 답을 해주지는 않으니까요?
다운복지관까지 입 꾹 다물고 가서 큰아이에게 내려가서 우리가족이 될 장애우를 데려오랬더니 입이 툭 나와 마지못해 내려가서는 너무나도 선하게 웃는 아이를 데려왔습니다
이름은 임덕환
큰 아이보다 2살이나 많아 쟤네들이 저 친구를 잘 돌볼까 같이 할 수 있을까 싶어 고민도 무척이나 컸습니다.
하지만 그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처음엔 어색해하고 후회하는 얼굴이더니 뭔가를 시키면 백만불의 미소를 날리며 큰 아이는 적극적으로 활동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겉은 멀쩡하지만 속이 장애인 우리보다 더 맑게 환하게 웃는 덕환이에게서 행복바이러스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사랑이라는게 내 자식 내 가족만이였는데 또 다른 아이를 보며 마음아파하고 더 해줄게 없어 안쓰러워하며 또 눈물이 납니다. 풀밭을 신나게 뛰며 또 다른 세계를 가지는 덕환이는 우리 아이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줄것입니다
같이 못자서 미안하고 뭔가 해줄게 없어 미안하고 분명 그 곳에서만은 나의 아이들보다 더 손이 가게 하고 더 챙기게 하는  나를 따뜻한 엄마이게 하는 아이였습니다
또 볼수 없어 안쓰럽기도 하고 그러면서 속으로는 다행이다하는 조금은 나쁜 마음도 드는 그런 속물이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빠,형 하고 자연스럽게 부르고 같이 가고 챙겨주는 아이들을 보며 기쁘고 정말 신나는 시간이였습니다 우리가 돌보는게 아니라 우리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그런 시간입니다. 산행을 가다 익숙한 아이들의 손을 찾아 잡으며 가는 모습에는 눈물이 찡하기도 하네요
봉사 정말 거창한 얘기입니다
거기다 장애우와 함께 하는 거라면 기피하는 것도 많구요
덕환이와 함께 한 시간에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모난 마음에 따스함을 줘서 감사합니다
덕환아!
우리가 또 볼수 있을까?
벌써 니가 생각나고 보고싶네
같이 한 가족과 함께 한 번 더 가질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너무 애쓰시는 복지사님 감사드립니다
풀빛연대 가족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아이스크림 사주신 교보가족분도 감사드립니다
조금 아쉬운 건 한 여름이라 물총놀이도 했으면 좋겠고 얼굴에 그림도 그리면 좋았겠고 다 같이 마당에 누워 별이라도 봤으면 좋았을텐데 ... 장애우에게 주는 선물이 모잘라서 챙겨주지 못했을때는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다들 애쓰셨고 같이 간 가족여러분 너무 좋은 시간 함께해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