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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나누기
예쁜 미소의 새 친구
글쓴이 외유내강 하이가족
날짜 13.02.25 조회 4440  저는 어린 시절 발령 받으신 아버지 덕에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그 시골에는 맨발로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정기적으로 월급을 받는 '상대적 부자집' 아이였던 저는 저에게 작아진 실내화를 한 친구에게 건넨 적이 있었습니다. 고맙다고 좋아할 줄 알았던 친구가 저에게 화를 내고 실내화를 던져버렸습니다.. 처음 원광장애인복지관에 도착해서 저희 가족이 만난 친구는 우리 아이가 준비해 간 인형마저 거부하고 울며 엄마를 계속 찾았습니다. 저는 갑자기 어린 시절 제 앞에 던져진 실내화를 다시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실내화를 주워야 하는 걸까.. 없던 일로 하자고 해야하는 걸까... 내가 뭘 잘 못 한 걸까... 답을 얻지 못 한 채, 저희 가족은 불안한 마음으로 눈이 채 녹지 않는 봉화산을 올랐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도, 그 친구는 불안한 듯 선생님 바로 뒤에 서서, 간간히 눈물을 보이며 엄마를 찾았습니다. 산 중턱 즈음에서였을까요.. 그 친구가 눈을 뭉쳐 장난을 하고 이름표를 던지며 놀기 시작하면서 우리 가족에게 환한 웃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손도 잡고 싶다는 의사 표현도 하고, 예쁘게 웃어주기도 하고.. 정말 순간 오랜 짝사랑이 나도 너를 좋아한다고 고백해 주는 것처럼 기뻤습니다. 그때부터 우리는 그 친구가 우리와 달리 조금 불편한 몸을 가졌다는 것도, 우리가 지금 그 친구에게 '봉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모두 잊은 채, 그저 '즐겁게' 산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산을 오르며 우리 열한살 큰 딸이 얼마나 마음이 이쁜지, 무뚝뚝한 경상도 남편이 사실은 얼마나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었는지, 일곱살 된 우리 막내가 얼마나 순수한지를 느끼며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어렴풋이 그저 어린 시절 실내화를 던졌던 친구가 좀 챙피했겠다고만 생각하던 저에게 마치 무슨 깨달음을 얻듯이 떠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바로 내가 그 맨발의 친구에게 '친구'가 되어주지 않고, '도와주기'만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맨발의 친구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친구였을 것이고, 친구가 된 후에 받는 실내화는 '사랑'이었을테니까요.. 원광복지원에서 만난 친구는 정말 예쁜 미소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계속 그 친구 이야기를 하며 다시 만나러 가고 싶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그리고 우리 부부에게 좋은 친구가 생긴 것 같아 정말 기쁩니다. 우리 가족에게 친구가 되어주고 예쁜 미소를 보여준 복지원 친구에게 고맙다고 말하러 곧 또 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저희 가족이 이런 행복을 알 수 있게 기회를 주신 많은 분들께도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