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영도초등학교 3학년 8반 윤혁진입니다.

저는 연탄을 한 번도 못 적이 없습니다. 연탄은 박물관에 보는 신기한 물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거나 연탄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 막내 이모가 생각합니다.

우리 막내 이모는 보석디자이너이고 얼굴도 예쁘고 우리한테 아주 잘해줍니다.

우리 엄마랑 이모가 어렸을 때는 학교는 부족하고 학생 수가 많아서 학생들이 아침에 가고 다음에는 점심을 먹고 학교에 가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모가 늦게 학교에 가는 날 외할머니가 아프거나 안계시면 지금의 저보다 어린 1학년 이모가 연탄불을 갈고 학교에 갔다고 합니다. 연탄불은 꺼지면 다시 불을 피우기가 어렵고 언니들이 먼저 집에 들어와서 연탄불이 꺼지면 집이 추울까봐 막내이모는 연탄불을 갈고 학교에 갔다고 합니다.

할머니가 위험하다고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우리 착한 막내 이모가 가족을 위해서 그랬다고 지금도 칭찬하십니다. 이모가 초등학생 때이면 20년도 넘은 얘기입니다.

  그런데 부모님께서 교보생명에서 하는 ‘연탄배달, 향기봉사’를 떠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연탄이 어떻게 생겼을까? 어떻게 우리 이모가 연탄불에 계란프라이를 만들었을까? 왜 연탄봉사를 할까? 궁금한 점이 많았습니다.

12월 12일 토요휴업일 날, 늦잠을 자려는 아빠와 나를 엄마는 깨우시고 4살 동생까지 우리는 인천 학익동으로 찾아갔습니다.

인천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지나서 점점 우리 차는 허름하고 낡은 동네에 도착했습니다.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높고 깨끗한 아파트 옆에 작고 다닥다닥 붙은 집들이 있었고 골목도 차가 들어가지 않게 좁고 삐뚤빼뚤하고 집의 높이도 낮고 문도 없는 이상한 동네가 있었습니다. 마을엔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연탄 몇 장만 만져보면서 옛날 사람들에 배우거나 체험하는 줄 알았는데 산처럼 높게 쌓인 연탄을 직접 날라야 된다고 하였습니다. 연탄이 3천장이나 되었습니다.

  먼저 이름표와 기념 옷, 장갑을 받았고 같이 간 주연이 누나랑 해원이 누나랑해서 솔빛가족이 되었습니다. 선생님들이 여러 가지 말씀을 해주셨고 안내를 해주었고 집마다 연탄 180장씩 배달해 주는 게 첫 번째 할 일이었습니다. 아빠들은 커다란 지게를 지고 연탄을 8장이나 10장씩 나르셨고 엄마와 우리는 앞치마와 긴 고무장갑을 끼고서 아빠 지게에 연탄을 실어주었습니다. 연탄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아빠들은 금새 땀을 뻘뻘 흘렸습니다.

저는 아빠 지게에 연탄을 옮기다가 친구들과 다른 봉사하시는 분들과 연탄릴레이를 하였습니다. 연탄릴레이는 여러 사람이 긴 줄을 만들어서 연탄을 옆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4살짜리 말썽꾸러기 동생도 이때는 열심히 도와주었습니다.

  아빠가 연탄을 우리가 봉사해야 할 집에 내려다놓은 다음에는 이제 연탄을 쌓아야 했습니다. 180장을 쌓아야하는데 그것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 마을은 평평하지가 않고 집이 산에 있어서 연탄을 쌓는데 연탄이 자꾸만 흔들거렸습니다. 연탄이 흔들리지 않게 잘 쌓아야 겨울동안 넘어지지 않고 안심해서 쓸 수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우리가 맡은 가족은 아빠가 나무판을 이용해서 잘 쌓아주었고 할아버지가 고맙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할머니네 집에서는 연탄을 쌓다가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무너진 것을 치우는 것도 힘들었고 까만 먼지가 올라와 숨쉬기도 힘들었지만 다시 연탄을 날아와서 차곡차곡 쌓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거기서 40년을 사셨다는 할머니는 자꾸만 나에게 고맙다고 하시며 아이가 수고한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나르는 연탄을 생연탄이라 무겁고 이 연탄이 조금 지나면 말라서 불이 잘 붙는다고 설명도 해주셨습니다. 할머니는 너무 가난하고 힘들게 고생하고 사셔서 허리가 반으로 굽어지셨습니다. 높은 곳에 있는 연탄을 내려서 연탄불 갈기가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연탄 집게도 보여주셨습니다. 길고 가는 포크로 무거운 연탄을 드는 원리가 참 신기했습니다. 8살 이모가 어떻게 그 무거운 연탄을 들었을까? 할머니가 맨날 칭찬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아서 연탄 3천장을 다 날랐습니다. 그동안 밥 차에서 맛있는 점심이 뚝딱 생겨났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큰 접시에 고기와 김치와 오뎅과 밥을 듬뿍 담아서 남기지 않고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마을의 벽화를 그렸습니다. 우리가 맡은 곳에는 가운데에 큰 학을 그리고 주변을 꾸며야합니다. 주연이 아주머니가 큰 학을 멋있게 그리고 우리는 꽃을 그렸습니다. 4살짜리 제 동생도 말썽도 부렸지만 열심히 꽃을 그리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잘 그리지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다 그리고 나니 마을이 멋있게 변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마음과 힘을 모았기 때문입니다.

힘들고 지치고 피곤하여 집에 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마을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  셔다놓고 공연을 시작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악기와 서양악기인 바이올린이 모여 흥겨운 음악이 연주되었습니다. 옛날 우리조상들은 힘든 농사일이 끝나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농악놀이를 하며 같이 음식을 먹으며 즐겼다고 학교에서 배웠던 게 생각났습니다.

겨울에 쓸 연탄을 나르며 마을을 예쁘게 꾸민 우리들과 동네분들이 모여서 고기랑 떡과 오뎅 등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공연을 보았고 덩실덩실 춤을 추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니까 한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무를 이용해서 불을 피워 추울 때 추위를 이기는 것과 추운데 먹는 오뎅의 맛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사진을 찍고 봉사활동은 끝이 났습니다.

  정말 연탄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연탄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만나보았습니다.

만약 제 친구가 그런 허름한 동네에 살고 있었다면 친구네 집에 가서 깜짝 놀랐고 친하게 지내려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거기에서 본 분들은 참 친절했습니다. 칭찬해주신 할머니 할아버지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이제 누구나하고 친하게 지낼 수 있고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봉사활동은 참 힘들었습니다. 다음날 우리 가족은 너무나 피곤해서 늦잠을 잤고 어깨도 아프고 팔도 아팠습니다. 하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가족들은 생각했습니다.

봉사활동은 다른 사람을 위해 하지만 봉사하는 사람이 기분이 이렇게 좋아지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자기 기분이 좋아지면 행복하잖아요.

자기가 행복해지려고 봉사활동에 참여해보라고 여러분들에게 윤혁진 가족이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