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봇물 터지듯 자꾸만 자꾸만 쏜아져 나왔습니다. 혹시 봉사 갔다가 내가 주책수럽게 그러는 거 아닐까 하며 외면해 왔던 일이 현실이 되어 버려서, 참 난감한 일이었습니다. 오랜 세월을 파킨슨씨병에 시달리며 당신 몸을 마음대로 쓰질 못하고 자신과 주위 사람들 모두를 힘들게 하시다 돌아가신 친정 어머니 모습이 계속 그분들의 모습에 오버랩 되었습니다.  평소에도 엄마 생각만 나면 울컥 울컥 해지곤 하는 데, 그날은 시작하는 소개 프로그램에서 장애인들의 동영상을 보면서 이미 눈물이 터져 버렸습니다. 엄마를 지켜 보면서 답답하고 속상했던 심정과  정말 잘 해 드리지 못했던 안타까움과 회한 때문이었습니다. 그냥 지금의 마음처럼 그 장애를 받아들이고 그런 상황에서 즐겁게 사는 지혜를  터득했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말이예요. 몸이 불편하셔도 마음은 편안하게 해 드렸어야 했는데 그런 여유를 못 가졌던 저의 어리석음이 후회스러운 거죠.
          이제 둘째 아이는 좀더 넓은 시각을 갖게 해 줘야 겠다는 생각으로 시도해 본 봉사였습니다.  어색하고 뻘쭘해 하는 아이가 봉사를 자연스럽게 하려면  많은 경험이 필요하겠지만 일단 시작이 되었으니 다행스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남편도 마음이 편한해 지는 좋은 경험을 하였습니다. 식사를 도와 드리면서 조금만 마음을 열면 많은 소통이 가능하단 것도 깨달았구요.
          적은 일이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일을 하고, 그것도 계속 울먹 거리며 했더니 오는 길엔 온몸이 뻐근하고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지난 일을 되돌아 보고 앞으로의 의미 있는 일을 고민해 보는 마음이 뭉클해 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딸내미에게 오늘 기분이 어땠느냐고 물어보니, 포근한 이불 속에 들어가거나 누가 뒤에서 꼬옥 껴안아 줄 때 느껴지는 따뜻함 같은게 마음속에 들어온 기분이라고 합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사회 곳곳에서 소외 받는 이들을 위해  수고하시더라구요. 그분들에게 감사의 마음 전하고,  오늘 만나뵌 향유의 집 거주자 분들이 힘내시고 용기 잃지 마시길 바래 봅니다. 그놈의 눈물 때문에 좀 챙피했지만, 조금은 제 마음도 치유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