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다솜이가족봉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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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5월19일~20일 <BR>양평 가루매 마을 "바람길을 따라"<BR>여행에 참가했던 건희&민주네입니다.^^<BR> <BR>벌써 올라온 여러 가족분들의 후기를 읽으며<BR>감동받았어요. 미사여구없이 소박하지만 <BR>진심이 느껴져서요. 실제로 제가 거기에 있으며<BR>본 그대로여서 그런가봅니다.<BR> <BR>처음에 남편이 상기된 얼굴로 이 여행 얘기를 꺼낼때<BR>이건 뭥미? 이건 또 무슨 숙제임? <BR>하고 뜨악했었죠. 교보생명교육문화재단도, 풀빛 문화연대도,<BR>다솜이가족 얘기도 들어본 적 없었거든요.<BR>더구나 자원봉사라니..자원봉사라니..<BR>남편아 지쳐있는 나한테 제발좀 자원봉사해죠!! 라고<BR>눈을 흘겼죠.<BR> <BR>출산후 지금까지 계속된 정신,육체적 노동에 <BR>제 마음의 사랑의 우물은 <BR>텅 비어있다 생각했어요. <BR>내 새끼들 퍼주기도 딸막딸막한데, <BR>의사소통도 제대로 안되는 다른아이에게<BR>과연 그 물이 솟아나겠나? <BR>가식적인 웃음.. 오글거리는 다정함..<BR>저는 딱 거기까지 일 것 같았죠.<BR>그래도 남편이 원하니 숙제한다는 기분으로<BR>해치워야겠다 마음먹고 갔습니다.<BR> <BR>그리고, 15세 자폐아 혜정이를 만나고 다른 여러 친구들과<BR>가족들과 인사하고, 웃고, 산에 가고,밥먹고<BR>자잘한 일상을 보낸 후 둘째날 마지막 시간..<BR>여행을 평가하는 설문지 끝에 하고싶은 말을 <BR>적으라더군요. 저는 그말밖에는 생각안났어요.<BR>"여행이 즐거웠습니다"라는..<BR> <BR>진짜 참 즐거운 여행이었어요.<BR>봉사니, 장애아에 대한 큰 배려니 아이들 교육이니<BR>뭐니 그런 거보다는 <BR>참 재미있고,다양한 재미가 있고, 함께 하니 편안한<BR>간만에 맛보는 휴식같은 여행이었습니다.<BR>몸이 피곤함은 물론 있지만 그것은 여행의 조미료니까 생략..ㅋ<BR> <BR>저의 가족과 함께한 혜정이가 정말 순하고<BR>규칙도 잘 따르는 아이라서 다른 가족분들에 비해<BR>쉽게 지낸 것도 있어요. 하지만, 항상 일정한 것을 <BR>고집하고 무엇을 물어도 몰라, 아이패드를 달라며<BR>떼쓰거나 "아니요"하며 싫은 것에만 반응하는<BR>혜정이를 보며 처음에 이 여행이 길게 느껴질 것 같다는 <BR>생각도 살짝 들었어요. <BR> <BR>그런데, 양평으로 오는 차안에서 호수가 나타나자<BR>"수웁..ㅋ 휘요" 소리치며 깔깔깔 웃던 혜정이..<BR>숲에서 개소리가 들리자 급하게 내손을 꼭 붙잡던 혜정이..<BR>그네를 좋아해 마냥 타다가도 혜정아 가자 하면 <BR>두말않고 일어나 내게 오던 착한 아이..<BR>몇번이나 선크림 바르지않을래? 물어도<BR>"아니요"하면서 몸까지 부르르 떨며 거부하던<BR>혜정이.. 세수할때 "혼자해요"하며 화장실밖으로<BR>나를 밀어내지만 머리가 젖지않게 타월로 머리를 감싸줄때<BR>살짝 보이던 혜정이의 미소..<BR>가져갔던 마시멜로우와 치즈 쿠키를 주고<BR>"동생들 나눠줘도 돼?"물으니 고개를 끄덕이며<BR>언니답게 양보도 하던 아이.<BR>그 어렵던 장명루를 한번 쓱 보고 능숙하게 짜 내리던 <BR>길고 예쁜 손.<BR>숲에서 사진기를 주니 처음에는 흠칫하다가<BR>금새 신기해져서 우아하...깔깔대며 멈추지않고 <BR>셔터를 누르던 아이..혜정이가 보는 세상은 어떤걸까<BR>궁금해서 찍은 사진들을 보니 거의 나무들..<BR>그런데 촛점이랑 각이랑 너무 잘 맞아서 깜짝 놀랐어요.<BR>혜정이는 기계에 천재성이 있는게 아닐까요? <BR>노래를 너무너무 좋아해서 가끔씩 보여주던<BR>소녀시대의 Gee 댄스 동작..너무 반짝 반짝 눈이 부셔<BR>Gee Gee Gee 할때 혜정아.. 너한테 눈을 뗄 수가 없었다규!!!<BR> <BR>기분 좋을때 우리가 "대박, 완전 좋아" 감탄사를 지르듯<BR>혜정이나 다른 친구들도 자신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고 (그것이 소리이든 몸이든)<BR>기분이 나쁘거나 뭔가 싫을때 그 표현을 나름대로 또 하는 거더라구요.<BR>혜정이의 경우는 몸으로도 부르르 떨며 아.니.요!<BR>그러는데 누가 감히 억지로 시키겠어요. 싫을때 확실한 의사표현이<BR>이런 아이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것 같았습니다.<BR> <BR>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혜정이와 있다보니<BR>그냥 이해가 되었어요. 그냥 내 아이가 다른 아이와 다른 면들이<BR>있듯 (잠투정이 유별나다던가, 떼를 심하게 쓴다던가) 혜정이도 <BR>다른면이 좀 더 심해서 주의가 더 필요하구나 싶었어요.<BR> <BR>혜정이가 이해되니까 다른 아이들도 알수없는 소리로 기쁨을 표시하고,<BR>때로는 작은 소동이 일어날만큼 큰 소리를 지르면서 감정을 나타내는게<BR>무섭거나 이상해보이지 않았고, 나중에는 깡총깡총 하루종일 <BR>뛰던 총각아이(이름이 생각안나서)..ㅋ 귀여워서 계속 보게되더라구요.<BR> <BR>그래서 여행이 즐거웠어요. <BR>다름을 이해했고, 함께 초여름의 햇살아래 자연도 함께 즐기고<BR>승부욕 돋는 여러 게임들 하며 깔깔대고 웃고<BR>또 먹어? 하면서도 맛있는 식사 계속 폭풍 흡입하고<BR>내아이들은 엄마가 뭐에 쓰는거야 하듯 다른 누나,언니들 따라<BR>지들만의 여행에 푹 빠져있고..<BR> <BR>이 이상 럭셔리하고 더 이상 편안한 여행이 있을 수 있나요?<BR>그래서 그렇게 적을 수 밖에 없었어요. 즐거운 여행이었다고..<BR> <BR>집으로 온후 새삼스레 받아온 책자를 다시 봤는데<BR>제목이 그렇대요. 장애인 친구와 함께하는 마음가족 여행기<BR>"바람길을 따라"... <BR>정말 적절한 제목이고, 기획의도랑 딱 떨어진거 같아요.<BR>관계자분들께 감사랑 칭찬 엄청 해드리고 싶습니다.<BR><BR>끝을 맺자면, <BR> <BR>제 마음속 우물이 다 마른줄 알았는데<BR>퍼 내니까 신기하게 차오르네요.<BR>그래서, 사랑과 봉사가 뭐 돈과 시간이 넘쳐 흘러<BR>옛다..하고 주는게 아니구나,<BR>오히려 퍼내니까 차오르는구나..<BR> <BR>정말 마지막으로 두말만 할께요.<BR> <BR>-혜정아, 니 생각 계속나..전화할께.<BR>-남편아, 후기 늦게 쓴다고 삐친거 풀어. 이 삐돌아..흥..칫..<BR> <BR><BR>만났던 따뜻한 가족분들,,건강하셔요..존경합니다. ^^<BR><BR><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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